“여봐라~! 어서 에너지 왕국의 후계자를 찾도록 하라!”
난 에너지 왕국을 다스려 온 석유 왕으로, 지금 애타게 후계자를 찾고 있다네. 100년 동안 전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이제 기운이 쇠하여 퇴임을 앞두고 있지. 내 목소리에 근심이 어린 것 같다고? 그건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 그렇다네. 내가 후계자들을 보는 눈이 까다롭다고 하는데…. 하지만 에너지 왕국을 책임질 후계자를 아무나 고를 수는 없지 않은가? 어이쿠 골치야~. 대체 누굴 골라야 하지?
세상을 확~ 바꾼 화석연료 먼저 에너지 왕국의 후계자는 내 형님인 석탄과 나의 업적을 뛰어넘을 능력이 있어야 하네. 석탄 형님과 내가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궁금하다고? 우린 세상을 바꾼 에너지원이었지. 에너지를 단지 ‘일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만 생각하면 좀 섭섭하다네. 어떤 에너지를 쓰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삶이 달라지고 사회와 경제 구조가 바뀔 수 있거든.
산업혁명을 일으킨 석탄
석탄은 오래 전에 살았던 식물이 열과 압력을 받아 만들어진 고체 화석연료를 말한다네.석탄 형님은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세상을 바꾸어 놓았지. 18세기에 일어난 산업혁명은 농업사회를 공업사회로 변화시켰어. 당시 산업이 발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운송수단과 공장의 기계들은 증기기관으로 만들었지. 바로 이 증기기관을 움직인 힘이 석탄! 증기기관은 석탄을 때서 얻은 에너지로 힘차게 움직이며 산업혁명을 이끌었다네.
세상을 움직이는 석유 석유는 생물이 땅 속에서 변질되어 만들어진 액체 화석연료야. 난 석탄 형님의 에너지 왕국을 이어받아 에너지원이자 각종 공업 원료로 활약을 해 왔어. 석유는 석탄보다 불을 붙이고 끄기 쉽고 재도 거의 남지 않아 이용하기가 더 편리하지. 그래서 점차 석유가 석탄을 대체하기 시작했어. 현재 세계 곳곳을 잇는 운송수단과 공장의 기계들이 석유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또 화학공업이 발전하면서 석유를 이용해 합성섬유, 합성고무, 염료, 의약품, 비료 등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을 만들 수 있었지. 석유가 생활의 필수품이 된 거란다.
석유 때문에 못살아! 하지만 난 안타깝게도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네. 나 같은 화석연료는 탈 때 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과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거든. 게다가 앞으로 40년 뒤에 석유가 바닥날 거란 사실도 큰 문제야. 석유 생산국은 석유를 더 많이 생산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석유는 점점 더 많은 곳에 쓰이고 있으니 석유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를 수밖에! 석유값이 오르면 석유로 만드는 물건값도 덩달아 오르니 사람들이 살기가 힘들어지지. 휴~. 사람들이 석유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그래서 후계자를 찾는 명을 내리기로 했다네.
후보1_자연의 힘
무한한 에너지, 태양 마마~, 제가 명을 받들어 자연에서 뛰어난 후계자들을 찾았나이다!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대신해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라고 부르지요.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과 태양열 형제만 있다면 에너지 왕국의 미래는 걱정 없을 겁니다. 에너지 왕국에 영원히 쨍~하고 해 뜰 날을 책임질 후계자랍니다.
1시간 동안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에너지는 세계에서 1년 동안 필요한 에너지양과 같을 만큼 어마어마하지요. 이 엄청난 태양에너지는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계속되겠죠? 게다가 태양에너지는 대기오염을 일으키거나 폐기물을 내놓지도 않으니 후계자로 딱이죠! 아직까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들이 좀 비싸고 효율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날로 성능이 좋아지고 있으니 곧 마마의 마음에 쏙 들만 한 연구 결과가 나올 겁니다.
뜨끈뜨끈 태양열 먼저 태양열! 따뜻한 태양의 열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걸 태양열 발전이라 하죠. 돋보기로 햇빛을 한 곳에 모으면 종이를 태울 수 있는 것처럼 태양열을 한 곳에 모아 물을 데우고 전기를 만드는 거랍니다. 사막처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거대한 거울처럼 생긴 태양 추적 반사경을 설치해 태양열을 모아요. 이렇게 얻은 열로 물을 데워 수증기를 얻고, 이 수증기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요. 또 접시처럼 생긴 소규모의 집광 집열기로 태양열을 모아 전기를 만들 수도 있죠.
번쩍번쩍 태양광
태양열에 이어 동생 태양광도 만만치 않은 후보죠. 눈부신 태양빛으로 전기를 만드는 게 태양광 발전이랍니다. 태양광 발전을 하려면 태양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태양전지가 꼭 필요해요. 반도체 물질로 만들어진 태양전지에 빛이 들어오면 전자가 나와 전기가 흐른답니다. 건물이나 가로등에 손바닥만 한 태양전지를 판에 붙여 놓은 태양광 모듈을적당한 크기로 연결하면 필요한 전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지요. 아주 얇게 만든 태양전지를 유리창에 붙여 전기를 얻을 수도 있어요. 위성은 태양전지로 우주의 강한 태양빛을 모아 에너지를 얻는답니다.
후보2_ 자연의 힘
시~원한 에너지, 바람 자연에서 찾은 또 하나의 뛰어난 후보로 바람도 추천하겠습니다! 바람은 옛날부터 풍차를 돌려 물을 퍼내고 곡식을 찧던 경험이 있습니다. 바람의 힘으로 바람개비를 돌려 전기를 얻는 풍력 발전기 하나면 무려 500가구가 쓸 전기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요.
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나 산간 지역에 세우면 최고죠. 바람은 고갈될 걱정이 없고 공해가 없답니다. 그리고 태양열 발전에 비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비용이 7분의 1수준으로 저렴한 것도 눈에 띄는 장점입니다. 특히 바다에 풍력 발전기를 세우면 한쪽 방향으로 일정하게 부는 질 좋은 바람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요. 그럼 바람개비가 돌 때 생기는 소음 때문에 발생하는 민원도 없겠죠?
한 가지 아쉬운 건 바람이 부는 속도가 적어도 초속 7m이상인 곳에서만 풍력 발전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바람이 부는 속도가 초속 5m이하에서도 발전이 가능한 풍력 발전기가 개발되고 있으니, 머지않아 더 많은 곳에서 바람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후보3_자연의 힘
에너지가 샘솟는 물 마지막으로 자연에서 찾은 후계자 중 석유 왕 마마의 기운을 퐁퐁 솟아나게 할 만한 후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건 바로 지구를 아름다운 푸른 별로 만들어 주는 물! 지구의 70%가 바다 아니겠습니까? 달은 바닷물을 당겨서 밀물과 썰물을 만들지요. 또 철썩이는 파도와 빠르게 흐르는 바닷물의 흐름도 있고요. 이런 바닷물의 움직임을 이용해 터빈을 돌리면 전기를 얻을 수 있죠.
그러나 바다를 막으면 생태계에 피해가 갈 수도 있어 걱정이 좀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조력 발전시설을 만들기 전에 생태계에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연구하고 적절한 시설을 갖추는 게 먼저랍니다.
그런데…, 거대한 수력 발전소가 환경을 해칠까 걱정이시라구요? 마음 푹~ 놓으십시오. 작은 규모로 물을 이용하는 소수력 발전을 하면 생태계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나오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답니다. 소수력 발전은 하수처리장이나 논밭에 있는 수로에 흐르는 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발전기를 돌려 에너지를 얻을 수 있거든요. 경남 고성 삼천포 화력발전소에는 화력발전을 할 때 냉각수로 쓴 바닷물과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해양소수력 발전기가 있답니다.
(기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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